짜뚜짝 시장을 다녀온 다음날엔 마사지를 받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둔 라바나 스파를 찾았다. 모닝프로모션으로 아로마 오일 마사지 2시간을 예약(1,400바트)하면 바디스크럽이나 페이셜 마사지 한 시간이 무료라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았기 때문. 나는 바디스크럽을 하려다 페이셜 마사지로 바꿨다.
아로마 마사지를 선택하면 오일을 고르게 해 준다. 레몬그라스 오일을 고르고 마사지 룸에 들어갔다. 세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페이셜 마사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오일 마사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방콕에 놀러와서 여러 가격대의 다양한 마사지샵을 다녀본 결과, 샵의 유명세보다 마사지 해 주는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라바나의 마사지는 중간쯤.
마사지를 다 받고 나니 엄청난 허기가 몰려와서 서둘러 지상철을 타고 시암으로 갔다. 쏨분씨푸드(시암스퀘어원 4층)에 가서 껍데기 없는 뿌팟퐁커리와 새우볼, 밥과 땡모반을 시켰다. 좀 짰지만 맛있었다. 혼자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아서 결국 새우볼은 꽤 많이 남겼고, 뿌팟퐁커리도 1/3쯤 남겼다. 지금 사진을 보니 넘나 후회되는 것... 천천히 다 먹고 나올 걸 그랬다. 흑흑. (4개 메뉴 모두 합쳐 742바트 지불)
짠 음식을 많이 먹었더니 목이 계속 말라서 건물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렀다. 시원하고 좋다, 싶어 좀 여유있게 책이라도 읽다가 움직여야지 했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는 바람에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나와서 지상철을 타고 사판탁신 역으로 갔다. 아시아티크에 가는 첫 배(오후 4시부터 운행)를 타기 위해서.
(사판탁신 역에 내릴 즈음 갑자기 비가 엄청 많이 왔다. 배 타려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ㅠㅠ)
아시아티크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다. 하지만 첫 배를 타고 와서 그런지 문을 연 가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어디 들어가서 뭘 먹기도 애매하고, 물건 구경을 하기에도 애매한 시간.
(그래서 간 망고탱고 매장! 이 아이 얼굴은 왠지 정이 가지 않는다. 좀 무섭...)
(망고+푸딩+아이스크림이 합쳐진 이 아이는 165바트. 맛있다.)
(석고 방향제를 구입. 상자에 방향제와 아로마 오일이 같이 들어 있는 건 200바트.)
한 것도 별로 없는데 너무 피곤해서 해도 지기 전에 일찍 아시아티크에서 나왔다.
이 날 구입한 것들. 더워서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마음도 들지 않아 아속역에서 산 콘파이와 맥주로 저녁을 때우고 아주 일찍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만난 곰인형 떼들. 무언가 홍보하는 것 같았는데 뭔지는 모름.
왜 태국 지하철 역에 한국 아이돌 생일광고가 있는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데가 없었다. 아이돌 지하철 광고는 누가 제일 먼저 시작한 걸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어쨌거나 지하철 역에선 좋아하지 않을까?
아속역 터미널21 건너편에 씨티은행이 있는데, 거기에서 해외 체크카드로 4천바트를 추가로 뽑았다. 속옷을 좀 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돈이 모자랄 거 같아서. (하지만 결국 이것저것 다 하고 출국할 때 보니 4천바트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흑흑)
시암스퀘어에 와서 큰 새우가 들어있는 팟타이와 땡모반을 시켜 먹었다. 이번 방콕 여행에서 먹었던 팟타이 중에 가장 맛있었다(고 쓰고 생각해보니 팟타이 딱 두 번 먹었네. 그래도 완전 유명 팟타이 맛집에서 먹은 것보다 여기가 더 맛있었으니 이 정도면 완전 칭찬한 거지. ㅎㅎ).
시암스퀘어로 넘어와서 이런저런 것들을 샀다. 토이스토리 포테이토헤드를 보고 귀여워서 동전을 바꿔와서 뽑았는데, 저 다섯 개 중 제일 못생긴 애가 나왔다. 이럴 수 없다 싶어서 다시 한 번 동전을 바꿔서 뽑았지만... 끝에서 두 번째로 못생긴 아이가 나왔다. 내 뽑기운이란... ㅠ
건물에서 나와 지상철을 타러 갔다. 또 발견한 우리나라 아이돌 광고! 정말 시작을 누가 했는지 몰라도 광고판 비수기를 없앴다는 점에서 광고판 주인들은 매우 좋아하지 않을까.
사판탁신 역에 내려서 수상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향했다. 그냥 택시나 버스를 타도 되는데 굳이 지상철 타고 와서 수상버스를 탄 이유는, 배타는 게 좋아서. 방콕에 왔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을 고르라면 사람 가득찬 수상버스를 타고 탁한 짜오프라야 강물을 바라보는 바로 그 때.
배에서 내려 람부뜨리 거리를 지나 한국인들에게 매우 유명한 빠이 스파에 왔다. 발마사지+타이마사지 합쳐서 1시간 반 받는 콤보 메뉴가 550비트. 마사지 강도를 선택하고 차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으면 마사지사가 와서 여러 명이 마사지를 받고 있는 윗층으로 데려간다. 적당히 어둡고 서늘한 곳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으면 정말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마사지를 마치고 다시 수상버스를 타러 갔다. 왓아룬은 공사를 마치고 깔끔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이번엔 안 가서 자세히는 못 봤지만. 사판탁신 역에 도착해서 지상철을 타고 아속역으로 갔다.
여행 와서 뭔가 기분이 꿀꿀해지면 가츠동을 먹곤 하는데, 이 날도 그랬다. 터미널21 4층인가 5층인가에 있는 오오토야에 가서 가츠동 정식을 시켜 먹었다. 익숙한 맛이 마음을 풀어지게 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또 로빈슨 백화점 지하 수퍼에 들러 이런저런 것들을 사 가지고 왔다. 몇 개는 나의 안주로 먹고 나머지는 가족들에게 갖다줄 것들. 변비에 좋다는 저 차의 효능이 매우 기대되지만 여행 중에 큰일날까 두려워 한 개도 마시지 않고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왔다.
180723-180724, 남들 하루 스케줄을 이틀에 소화한 느릿느릿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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