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아이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어떤 프랜차이즈 식당에 들어갔는데, 하루 열 시간을 서서 돌아다니며 일하는데 조금도 쉴 틈이 없다며.
누구나 돈은 힘들게 버는거다, 달래보았는데
같이 일했던 대학생 알바 언니가,
두 달만에 하지정맥류에 걸려 그만두고 수술받는 걸 보았다며 자기도 그렇게 되긴 싫다고 말했다.
두 달 동안 알바로 번 돈과 수술비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를 잠시 생각하다가,
아는 아이에게 잘 생각해서 진로를 정해라, 고만 말해주었다.
어렵다. 사는 건.
피곤에 지쳐 일찍 잠든 어느 날,
집 앞 골목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 아주머니 목소리에 잠을 깼다.
동네에 누군가 이사 온 이후, 쓰레기를 너무 막 버리고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진짜 그러고 살면 안 되는 거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시는데...
자다 깬 나는 그 사람의 잘못을 생각하기보다 소리지르는 아주머니의 잘못에 대해 생각했다.
물론 아주머니는 이 골목에서 이렇게나 맞는 말을 잘 하는 훌륭한 사람은 본인 하나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그래도 요즘은 조금, 아주 조금 나아졌지만...
옥탑에서 처음 보낸 여름은 지옥과도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고 아무리 말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좀 신경써서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요며칠 새벽엔 서늘하다, 고 남들은 그러던데
나는 여전히 선풍기를 틀어놓아야 잠을 잘 수 있다.
아아, 옥탑방이란 이런 곳이었어... ㅠㅠ
혼자 있는 것이 확실히 편하다. 귀찮을 일이 없다. 이 생활을 변화시키고 싶지도 않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 이기적이다.
아닌 척하지만 (주제도 모르고) 눈이 높다.
현실, 주제파악을 하지 못한다.
겁이 많다. 까다롭다.
내가 보는, 그리고 남이 얘기해 준 내 모습의 일부분.
평생 혼자 살 것 같다.
아마도.
슬퍼서 주어는 쓰지 못할 것 같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