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
읽은 책
- 특별히 의미는 없지만 귀여우니까, 일러스트레이터 MON의 알래스카 여행
- 이마루, 아무튼, 순정만화
- 정세랑, 목소리를 드릴게요
- 책이 모인 모서리 여섯 책방 이야기
- 이지수, 아무튼, 하루키
-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일단 오늘까지 총 6권.
‘목소리를 드릴게요’와 ‘배움의 발견’이 기억에 남는다.
‘목소리를 드릴게요’에서 특히 좋았던 건 ‘11분의 1’과 ‘목소리를 드릴게요’. 두 작품을 읽으며 내 주위에 있던(그리고 지금도 있는) 선하고 결이 고운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면서, 특히 작년을 겪어내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라는 게 바닥을 치다 못해 지하로 뚫고 들어갈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람을 믿고 다시 한 번 힘을 내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건 저런 따뜻한 사람들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소설이 일깨워주었다.
‘배움의 발견’은... 요즘 시국에 읽으니 파괴력이 어마어마해지는 글이었다. 두껍길래 조금만 읽다가 자야지, 하고 잠들기 위한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고 폈는데 새벽 한 시를 넘기면서 다 읽어버렸다. 하지현 작가님의 트윗 글처럼 (저자 소개글이 책 날개에 없었었다면) 작가가 ‘초원의 집’ 시대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믿기 힘들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낸 작가의 의지와 그것을 도울 수 있었던 교육의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학생의 특수한 상황을 알고 그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선생님도 훌륭했고. 교육이라는 게 정말 필요한 건가, 과연 학교 교육이 아이들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건가 잔뜩 회의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교육의 긍정적인 면을 다시 믿어보기로 했다.
여행
속초 1박2일.
원래 가려고 했던 ‘타이페이-방콕’ 여행을 취소하고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짧게 다녀왔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나빠지기 전이긴 했지만 나름 긴장감을 가지고 조심하며 다녔었는데, 지금 같으면 아예 취소했겠구나 싶다.
겨울 바다란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 여행이었다. 숙소에서 보는 바다가 제일 예뻤어.
이제 곧 3월이다.
1년 중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달.
올해는 제발 정신 챙기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말이지 3월 정도 되면 이 끔찍한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다 사라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