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박 3일 03
여행 마지막날, 아이유 밤편지 뮤비를 찍었다는 정란각에 가려고 카카오맵 검색을 했다. 그런데 몇 번을 정란각, 이라고 찍어도 문화공감 수정이 떠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가 보았다. 알고보니 이름이 바뀐 듯.
아이유 뮤비 말고도 많은 작품을 찍은 곳이라고 붙어 있었다. 장군의 아들 영화를 요즘 애들은 모를 것인데...
이런 안내문이 문 앞에 있었는데, 들어가보니 정말 나 말고는 다 작정하고 사진촬영을 하러 온 사람들이라 왜 굳이 안내문을 붙여 두었는지 알 수 있었다.
오늘도 커피를 많이 마실 것이 분명하니 시작은 유자차로.
예쁘고 좋았는데 사진촬영을 위해 온 두 커플이 각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기 시작해서 제일 예쁜 공간에 있을 수 없게 되었기에 서둘러 나왔다. 곱게 화장하고 소품도 준비해서 오신 열정에 비켜드릴 수밖에 없었다는.
그리하여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흰여울길에 다시 들르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서점은 아직 오픈 전.
태풍 끝물이던 여행 첫날과는 사뭇 다른 바다.
아침 일찍부터 문을 연 카페 명당 자리엔 부지런한 손님이 자리잡고 계셨다.
동네 주민의 당당한 워킹.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였다고 한다. 이 관광안내소 안에서 바깥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꽤 잘 나오는 것 같았는데, 나는 들어가지는 않았다. 검색해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큰맘먹고 계단을 내려가서 바다를 좀더 가까이서 보기로 했다.
바다도 하늘도 예뻐서 아주 좋았다.
하지만 다시 계단을 오를 때에는 왜 내려왔나 잠시 후회하기도 했다. 어찌나 숨이 차던지.
날이 흐리면 흐린대로, 맑으면 맑아서 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이런 날엔 시집이지 싶어서 한 권 구입하고 커피와 함께 잠시 책을 읽었다.
아름다운 공간은 다른 손님들에게 양보하고 집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시장에 들르기로 했다.
깡통시장에 가서 이런저런 먹거리를 사고, 보수동 책방골목에 있는 독립서점에 가서 책을 좀 샀다.
나오는 길에 본 책방골목 사진관. 훌륭한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나도 사진을 찍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검색해보니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인 것 같아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다음에 부산에 갈 일이 있으면 꼭 예약하고 가서 사진을 남겨야지.
부산하면 돼지국밥이지 싶어 찾아간 돼지국밥집. 맛있게 한그릇을 싹 비우고 15:10 기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서울역에 17:30 정도에 도착해서 집에 가는 좌석버스를 탔다. 고양아 기다려라 언니가 간다.
블로그와 트위터 검색으로 부산의 곳곳을 알게 되고 직접 볼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다음에 간다면 더 잘 놀고 잘 먹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기다려라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