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피플
ㅇㄹㄷ 증정품에 미쳐 한 달에 한번 이상은 꼬박꼬박 책을 샀더니만 책장엔 더 이상 책을 꽂을 자리가 없었다.
이사도 가야 하는데, 이러다가 이삿짐센터 청년들에게 눈빛공격을 심하게 당할 것만 같아 조금은 정리하기로 결정.
1월엔 총 41권의 책과 1장의 음반을 팔았다.
책을 파는 데 있어 어떤 기준이 있느냐 누가 묻는다면
우선은 '이 책을 ㅇㄹㄷ이 받아주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껏 가져갔는데 매입불가가 뜨면 다시 들고 와야 하니까.
신나서 사서 읽은 다음 두번은 안 읽을 것 같은 책,
역시나 신나게 샀으나 어쩌다보니 몇 년을 읽지 않고 책장 깊숙한 곳에 꽂혀만 있던 책,
그 중 매입이 가능한 책, 이 판매 0순위가 된다.
물론 내가 살 때 가격을 생각했을 때 균일가 7백원, 천원 이런 가격이 뜨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이삿짐센터 청년들의 살벌한 눈빛을 떠올렸다.
1인 가구 이사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무거운 책을 연속으로 싸면서 웃음을 잃어가던 그 청년들...
집도 줄여서 가는 이사에 이 책들을 다 떠안고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계속 주지시키면서 틈날 때마다 책을 골라냈다.
만화책 같은 경우는 매입가가 높지 않은 편이고, 많이 팔렸던 책도 매입가가 높지 않거나 매입불가가 뜨는 경우가 많다.
주식이나 여행 등과 관련된 책자도 매입가는 높지 않고, 아이돌 가수의 음반 같은 경우는 매입불가인 경우가 (아주) 많았다.
네 번에 나눠 판매했고, 42개 물품을 팔아서 얻은 돈은 총 136,000원이었다.
팔고 나서 돈을 받을 땐 뿌듯했으나 내가 저 많은 책을 얼마에 샀는지를 생각하면... 생각을 안 하는 게 현명하겠구나 싶어 얼른 잊기로 했다.
어쨌든 내가 얻은 교훈은
책은 적당히 사자.
그리고 사서 읽은 다음 취향이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되팔자.
재빨리 되팔기 위해서는 산 다음 빨리 읽자.
이 정도이다.
넓지도 않은 집, 책에게 내 자리를 내어줄 수는 없으니 현명하게 고르고 사고 읽어야지.
책장도 하나 줄여야 하기 때문에, 한 40권은 더 팔아야만 한다. 아아... ㅠㅠㅠ